독일을 위시한 유럽 국가들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일본도 상당한 맥주 소비국입니다. 일본 사람들에게 맥주는 맛있는 당연히 곁들이는 음료이지요. 다른 술을 마시기 전에 우선 맥주로 가볍게 목을 축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일본에서 맥주를 마셔 본 분들은 그 종류의 다양함과, 맛의 차이에 대해 놀라실 겁니다. 그리고 종류에 따른 가격 차이도,분명히 같은 용량 -350ml 캔인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종류별로 2배 정도 차이가 나고 맛도 다릅니다.
그건 일본의 맥주 -혹은 맥주 느낌의 알코올 음료가 법적으로 세 종류로 분류되어 있고, 원료 함량이나 제조법등이 종류는 물론 제조사에 따라 다르기 때문입니다. 모르고 마시다 보면 알 수 없죠, 제가 그랬습니다.
일본 맥주의 분류
일본 맥주는 현재 크게 세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 맥주 ビール
- 발포주 発泡酒
- 제3맥주 第3のビール
1. 맥주ビール
현재 일본에서 이 'ビール'라는 이름을 쓸 수 있는 상품은, 주세법에 따라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습니다.
- 맥아, 호프 및 물을 원료로 발효 시킨 것
- 맥아, 호프, 물 및 보리 외에, 규칙으로 정해진 부원료를 사용하여여 발효시킨 것. (그 원료중에서 '규칙으로 정해진 부원료'의 함량은 맥아의 중량 100당 50을 넘지 않는 것으로 한정한다)
- '부원료'로 사용이 가능한 것은 쌀, 옥수수, 수수, 감자, 전분, 당류, 착색용 캐러멜이다.
위의 '라거' 혹은 '생맥주'라는 상품 분류가 붙어 있는 맥주들의 정의 역시 다음과 같이 내려져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이러한 명칭은 진짜 맥주ビール에만 쓸 수 있습니다)
- 라거 - 저장 공법으로 숙성시킨 맥주
- 생맥주 / 드래프트 맥주 - 열에 의한 처리를 하지 않은 맥주
- 흑맥주 - 짙은 색의 맥아를 원료의 일부로 사용하여 색이 짙은 맥주
- 스타우트 - 짙은 색의 맥아를 원료의 일부로 사용하여 색이 짙고, 향이 특히 강한 맥주
2. 발포주
발포주는 맥아 또는 보리를 원료의 일부로 사용한 주류로 발포성이 있는 상품을 말하는데, 기본적인 정의는 맥주와 같으나 원재료 가운데 맥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주류입니다.
일반적으로 원 재료중 맥아의 비율이 25%이하인 것, 즉 맥주 특유의 짙은 향과 맛을 내는 성분이 더 적은 것을 발포주라고 칭합니다.
1990년대 중반 이후에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원조 ビール에 비하여 세율이 낮기 때문에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있으면서도, 맥주 맛이 나는게 강점이었죠.
그러나 문제는 맥주 '맛'이 나는거라는 것, 진짜 ビール는 아니라는 거죠. 차가울 때 첫 잔을 딴 순간은 느끼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요걸 잔에 따라 두고 김이 약간 빠진 상태에서 마시면 그 맛의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왠지 맥주에 물을 탄 것 같은 맛, ビール특유의 씁쓸하고 알싸한 뒷맛이나 그윽한(?)향기가 나지 않아요.

가장 좋아하는 발포주, 기린의 원숙(円熟엔쥬쿠)
3. 제3맥주, 그리고 제4맥주
그런데 여기서 또 그치지 않고, 더 값싼 것이 나옵니다.
제3맥주
바로 '제3맥주 第三のビール'라는, 무슨 블록버스터 영화 제목같은 이름의 주류이죠. 위에서 ビール와 발포주를 얘기했지만, 그 둘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톡 쏘는 탄산의 맛은 살아 있는 알코올 음료가 바로 이놈입니다. 제3맥주의 제조법에 따른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 원재료를 맥아 이외의 것을 사용해서 제조한 맥주 풍미의 알코올 음료.
- 발포성이 있는 다른 알코올 음료를 섞어 만드는 맥주 풍미의 주류.
입니다. 1번으로 만든 것은 현재 주류법상 딱히 등록된 이름이 없구요, 2번의 경우에는 '리큐르'라는 다른 카테고리에 속하는 주류로 분류가 됩니다. 두 경우 모두 세율은 정통 맥주ビール에 비해 큰 폭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거죠.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것으로, 맥주ビール에 비해서 주류세가 낮아 저렴한 가격에 인기를 끌었던 2번 타자 발포주가, 2003년 법 개정에 의해 세율이 올라가면서 기세가 꺽인 것이 그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맥주 회사들이 세금이 덜 붙으면서, 맥주 맛을 즐길 수 있는 상품을 만들려고 위에서 설명한 두 가지 방법들을 가지고 연구해서 만든 것들이 바로 이 '제3맥주'입니다.
제4맥주?
그런데 2006년에 다시 세수 부족을 이유로 정부에서 이 '제3맥주'에 해당하는 주류의 세율을 끌어 올리고, 반대로 ビール의 세율을 낮추었습니다. 그래서 현재 제3맥주 역시 가격 경쟁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죠.
일본의 맥주 회사들은 법안의 틈을 찾아, 세금이 적게 붙어서 값이 저렴하면서도 맥주 맛을 살릴 상품 개발에 애를 썼고, 그 방법으로 나온 것이 발포주에 보리를 원료로 만든 증류주를 첨가하는 방안이었죠. 이렇게 나온 제품들은 '리큐르'라는 카테고리에 속하면서 세율이 낮아집니다.
지난번에 다른 포스팅을 통해 소개했던 コクの時間역시 이러한 제조법으로 만들어진 리큐르에 속하는 술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종류의 술들을 제3맥주에 이은, 제4맥주第4のビール라고 하기도 하지만 정식 명칭이 아닌 만큼 제조 회사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기도 합니다. 기린에서는 기존의 제3맥주와 함께 이 제4맥주들을 새로운 장르新ジャンル라고 분류하고 있네요.
맺음
맥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계절별로 나오는 다양한 일본 맥주사의 신제품들을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네요^_^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법안의 구멍을 쏙쏙 뚫어낸 맛난 맥주가 나올지 기대가 됩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사전적 정의들은 모두 위키피디아의 관련 항목을 참고하였으며 이미지들은 기린 맥주 공식 홈페이지에서 인용하였습니다.
일본맺츄에 관한 좋은정보입니다 감사해요 탕탕~
답글삭제@뙈자 - 2009/10/14 19:21
답글삭제감사해요.
10새야.